한국에서 새로운 교육부 수장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던 때인 지난 6일 미국 뉴욕에서 제리 민츠(Jerry Mintz)를 만났다. 그는 2027년 제주에서 열리는 IDEC(International Democratic Education Conference, 국제민주교육회의)의 미국 개최를 희망해 기자와 여러 차례 이메일을 주고 받은 AERO 대표이다. 여든을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청년의 열정을 간직하고 있는 그는 AERO(Alternative Education Resource Organization, 대안교육자원기구)를 30여 년간 이끌며 세계 대안교육의 허브로 키운 인물이다.
제리 민츠는 오늘날의 시대를 기후위기, 인공지능의 도전, 전쟁과 불평등이 교차하는 전환기로 진단했다. 그러나 그는 "절망이 아닌 희망, 경쟁이 아닌 협력, 파괴가 아닌 창조"를 교육의 핵심 가치로 제시하며, 지금이야말로 교육이 새로운 미래를 설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수협 금리 제리 민츠의 교육 여정은 뉴욕주 교사에서 시작됐다. 그는 공교육 현장에서 학생 개개인의 개성과 자유가 억눌리는 현실을 목격하면서, "교육은 아이들이 스스로 주인이 되는 배움이어야 한다"는 신념을 키웠다. 그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민주학교 중 하나인 알바니 프리스쿨(Albany Free School)과의 깊은 교류를 통해, 학생 주도 학습과 mmf원금 민주적 학교 운영의 가치를 구체적으로 실천했다. 그가 만든 AERO는 세계 각지의 자유학교, 민주학교, 홈스쿨링, 대안학교를 연결하는 국제 네트워크로 성장했으며, 매년 열리는 국제 컨퍼런스를 통해 수많은 교육자들이 만나고 연대하는 장을 마련했다. 민츠는 동시에 저술과 강연, 방송 활동(폭스티비, TED)을 통해 "Education Revo 하나캐피탈직장인대출 lution(교육혁명)"을 꾸준히 주장해왔다.
그는 IDEC(국제민주교육회의)와 APDEC(아시아태평양 민주교육회의) 등 세계 대안교육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지역적 실험을 세계적 흐름으로 확산시키는 촉매자 역할을 해왔다. 여든을 넘긴 지금도 여전히 활발히 활동하며 "교육은 아이들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 2025년 AERO Conference 2025년 6월 27일부터 29일까지 뉴햄프셔에서 열린 AERO Conference 웹자보
ⓒ AERO제공
한국 교육, 여전히 입시와 경쟁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해
그러나 한국 교육의 현실은 이와는 거리가 멀다. 자살률: 2024년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8.3명으로 OECD 최고 수준이며, 청소년 자살률도 10만 명당 17명 이상으로 심각하다.삶의 만족도: PISA 2022에 따르면 한국 학생의 삶의 만족도가 낮다고 답한 비율은 약 22%로 OECD 평균보다 높다.교사 이직: 최근 5년간 3만 명 이상의 교사가 정년 전에 스스로 교단을 떠났다. TALIS 조사에서는 한국 교사가 OECD 평균보다 더 큰 직무 스트레스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들은 입시·성적 중심 구조가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 취임, 전환의 가능성 마침 한국에서는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새로 취임했다. 교사와 교육운동가로 현장을 지켜온 그는 오랫동안 혁신 학교와 마을교육공동체 운동을 이끌었고 세종시 교육감으로 교육의 변화를 도모한 분이다. 현장을 잘 아는 교육자가 정책 최전선에 서게 된 것은 분명 의미 있는 변화다.
그러나 제도와 정책의 개혁 없이는 현장의 고통이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특히 입시와 경쟁 위주 교육 현실, 대학 서열화, 고교 학점제의 혼란, 학령 인구 급감, 학교 통폐합, 높은 청소년 자살률, 교사들의 자살과 교원 수급 불안정, 교육 복지에 사각지대에 있는 학교 밖 청소년과 대안교육기관의 재정 지원,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 전반에 걸쳐 긴급하게 해결해야 할 정책 과제가 쌓여있다.
▲ 한국과 세계 청소년의 자살률 한국의 사회 동향 2023 -한국과 세계 청소년의 자살률
ⓒ 통계청-한국의 사회 동향 2023
세계의 교육 흐름과 한국 교육의 과제
뉴욕의 제리 민츠가 던진 메시지와 한국의 새로운 교육 리더십은 맞닿아 있다. 교육 삼주체가 행복한 교육을 하기 위한 정책 전환의 방향은 명확하다. 첫째, 경쟁에서 협력으로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OECD 상위권 성취에도 불구하고 학교 만족도가 최하위권인 현실을 바꿔야 한다. 교육 선진국들은 협력과 행복 중심의 교육이 기본이다. 우리 청소년들과 양육자들이 행복한 교육, 행복한 학교에서 살고 있는가 물어야 한다. 오죽하면 공교육이 정상이 아니라는 고백으로 공교육 정상화법(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학습 규제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2014.9.12)까지 나온 마당이니 비정상에 놓인 교육을 정상으로 돌리기 위한 방법은 사실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입시와 경쟁 위주 교육의 수렁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는 교육 현실의 일대 전환이 필요하다. 둘째, 기후위기와 AI 시대 대비의 핵심인 환경 감수성과 디지털 윤리, 다양성 존중의 감수성을 핵심 교육 과정에 포함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육 과정의 자율성을 학교와 교사에게 주어야 한다. 에듀테크 산업과 디지털 교과서가 감성과 윤리를 길러줄 수 없음을 고백하는 교육 선진국 정책 전환 소식이 속속 들려오고 있다. 셋째, 민주적 학교 운영을 학교 교육공동체의 기본으로 삼고 마을교육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 그러려면 교사·학생·학부모의 참여를 실질로 제도화해 자율성과 교육 자치를 실현하도록 보장해야 한다. 공교육의 혁신학교(행복학교)나 대안교육기관이 오랫동안 증명해온 교육공동체와 마을교육공동체 경험을 일반화시킬 필요가 있다. 넷째, 민주시민 교육과 교육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국내외 교육 흐름을 연결해야 한다. OECD 국제학업성취도 평가(PISA)를 기준으로 할게 아니라 민주 교육이 전면화된 국제 교육과 함께 가도록 해야 한다. 소수자를 위한 정책과 예산이 있느냐는 민주주의의 척도이다. 소수자 교육에 그치고 있지만 한국 교육에 큰 영향을 끼쳐온 한국의 대안교육 역량도 사라지지 않도록 시급한 지원 정책이 나와야 한다. 2027년 제주에서 열릴 IDEC(국제민주교육회의)·APDEC(아시아 태평양 민주교육회의)을 잘 활용해 한국이 세계 교육 혁신의 중심에 설 기회다. 제리 민츠가 보여준 것은 열정과 신념으로 가능성을 열어가는 교육자의 모습이었다. 한국의 최교진 교육부 장관 취임은 이러한 가능성을 정책과 제도로 구현할 수 있는 역사적 기회다. 입시와 경쟁으로 고통 받는 학생들이 있는 한국 교육의 개혁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경쟁 중심에서 협력 중심으로, 주입식에서 창조와 생태적 전환으로, 중앙 집권에서 민주적 교육 자치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한국 청소년의 삶을 살리고,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 혁명을 현실로 만드는 길이다. 덧붙이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