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도시 전체가 요새처럼 변해가는 것 같습니다." 가을비가 내린 지난 12일 오전, 경북 경주시 한 체육시설 앞. 휴관 안내 현수막이 붙은 체육시설 앞 주차장에서 60대 주민은 기자에게 "APEC 준비 공사로 연말까지는 문을 닫는다더라"고 설명했다. 그 누구도 공지하지 않았지만, 주민은 롯데캐피탈 채용 이 시설이 문을 닫은 이유를 짐작하고 있었다. 다가오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위해 이 시설이 경찰 종합상황실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APEC 경찰 종합상황실은 지방청 단위 112종합상황실을 그대로 옮겨둔 듯했다. 평소 네트가 놓였던 자리는 사라지고, 책상과 모니터 수십 개가 그 자리 실매물닷컴 를 대신했다. 빼곡하게 들어선 전화기와 전선이 얽힌 공간은 APEC 정상회의 기간 실시간으로 현장 상황을 챙기려는 경찰의 준비 태세를 가늠케 했다. 경찰의 APEC '작전 거점'은 전국에서 모인 경찰관 최소 100명 이상이 한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차려졌다. 상황실 앞쪽에는 텔레비전 여러 대를 연결해 마이크레 만든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24시간 언제든 긴급 상황을 대비할 수 있게 했다.
경주 보문관광단지서 APEC 의전 대비하는 경찰차 [경북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행사 규모만큼 삼엄한 경계 속에 도심 풍경 미즈사랑 모델 역시 크게 달라지고 있다. 회의장과 숙소로 이용될 경주 보문관광단지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평소 관광객들로 붐비던 국립경주박물관 앞은 순찰차 행렬이 눈에 띄었다. 경찰은 드론을 띄워 경주 시내를 항공 촬영해 도로와 건물 현황 지도를 정리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경주 시내 곳곳에서 중소기업진흥원 진행 중인 건물 기와와 주차장 공사다.
경주박물관, APEC 정상회의 만찬장으로 잠정 결정 (경주=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지난달 14일 경북도 APEC 준비지원단 등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만찬장이 경주박물관 마당 중앙에 조성되는 것으로 잠정 결정됐다. 사진은 경북 경주시 경주박물관 전경. 2025.1.14 psik@yna.co.kr
고도(古都) 경주의 이미지를 살리려는 듯, 주요 건물과 관광지에서는 가림막을 친 채 기와를 새로 얹는 작업이 동시에 진행됐다. 대로변 상가 지붕에도,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교동 처마 위에도 새 기와가 반짝였다. 상인 박모(40대) 씨는 "기와를 갈아엎느라 어디서든 망치질 소리가 들린다"며 "마치 경주가 새 옷을 입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평소 관광버스가 머물던 넓은 공용 주차장은 행사 기간 대표단 차량이 집결하는 공간으로 쓰일 예정이다. 이미 많은 주차장에는 차단벽과 가림막이 설치돼 있었다. 보안상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도시 전체가 관리받고 있다"는 인식이 퍼졌다. 특히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만찬장은 대표단 동선과 맞물려 가장 주목받는 공간이다. 주유소에서 만난 주민 이모(50대) 씨는 "거기는 주차장 입구에서부터 보안이 심하다"며 "바로 눈앞에서 외국 정상들이 오간다고 생각하니 신기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경호·경비 대응 계획은 밝힐 수 없으나, 각국 정상이 모이는 만큼 최고 수준의 안전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며 "예상치 못한 상황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