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철 직접민주주의 정치박람회 조직위원장
팽팽하다.
지방선거를 앞둔 대전·충남 통합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소위 대의민주주의적 공론과 직접민주주의적 공론이 '너무도 먼 당신'처럼 평행선을 그으며 부딪치고 있다.
지금은 "그냥 까라면 까"라는 식으로 강압적으로 몰아붙이던 예전 권위주의 군사독재통치 시절이 아니다. 자유민주주의 민간정부시대 아닌가?
왜그럴까? 왜 민-관정(民-官政) 간에 커뮤니케이션(소통)과 협치시스템 없이 이런 상황을 노정하게 되었을까? 그 이유는 현재 대한민국이 운용하는 '8
오징어릴게임 7년체제'가 대의민주주의적 공론과 직접민주주의적 공론 간의 소통과 협치가 부재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대의제 공론과 직접민주제 공론이 부딪칠 수밖에 없는 '87년체제'
우리의 헌정체제는 직접민주주의적 공론을 제도적으로 형성할 수 있는 직접민주의자치분권 민치(民治)체제의 요소가 전무한 대의민주주의 중앙집권 통치(
알라딘릴게임 統治)체제이다. 이는 언제든지 극우파시즘에 휘둘릴 수 있는 '외발 민주주의 체제'인 것이다. 윤석열 정권 같은 괴물이 언제든지 등장할 수 있는 불안한 체제라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진작에 직접민주의 자치분권 민치체제(국민발안.국민소환.국민투표 기반의 국민주권정치+시민의회와 시민법정 기반의 시민주권 공론정치+읍면동장 선출제와 주민총회 기반의
손오공릴게임예시 주민자치)와 대의민주주의 중앙집권통치체제(대의정치와 관치)가 협치하는 '양발 민주주의 체제'로서의 선진국형 정치체제로 나아갔어야 했다. 그런데 아직도 개발도상 중진국형 체제인 대의민주주의 중앙집권통치체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체제하에서는 국정의 큰 이슈가 생길 때마다 대의민주주의 통치(대의정치와 관치) 차원의 공론과 직접민주주의
온라인야마토게임 민치(民治) 차원의 공론이 세게 맞부딪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국민은 문맹율 제로에 가깝고 대학진학률이 85%인 나라다. 이런 나라에서 문맹율 95%시대에 생긴 대의민주주의체제만이 작동되던 대의제 공론을 대의민주주의 시간표에 맞추어 달라고 하면, 고분고분하게 수용할 국민이 어디에 있을까?
직접숙의민주주의와 대의민주
바다이야기게임2 주의가 협치하는 양발 민주주의체제가 아직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이라는 너무도 큰 빅이슈가 생겼다. 이는 단순히 대전·충남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그러기에 그 폭발력은 클 수밖에 없다.
'87년 체제'(제6공화국) 역대 대통령. 나무위키
노무현과 이재명의 수도권공화국 1극체제 혁파 열망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대전·충남 행정통합' 이슈의 발생 배경을 살펴보고, 쟁점인 방향과 필요성,구조와 내용, 과정과 속도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지금 상황은 국민의힘 소속 지자체장들이 쏘아 올린 '대전·충남 행정통합' 이슈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 지방선거 때 통합특별시장을 뽑도록 속도를 내자"고 적극적으로 힘을 실으면서 생겼다.
생중계된 12월 대통령 업무보고 때, 이재명 대통령은 지방시대위원회에서 첫발 뗀 업무보고에서 "지역균형발전이 국가 생존을 위한 마지막 탈출구"라고 했다. 수도 천도를 통해 기존의 세도정치 기득권을 갈아엎으려 했던 개혁군주들처럼, 행정수도 이전을 통해 수도권공화국 1극체제 기득권과 부동산투기 부패의 고리를 끊고 지역균형발전을 이루려 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문제의식이 부활하는 것을 보는 듯했다. 2003년 노무현 정부 출범 후 행정수도 이전과 지역 균형발전 정책이 성공했더라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어떻게 되었을까? 명토박아 이야기하건대, 아마도 오늘날과 같은 망국의 저출산 지역소멸 메카니즘을 20년 이상이나 사실상 방치하며, 1:9;90% '헬조선 신양반제사회'를 만들어 놓지는 않았을 것이다.
2025년 12월 31일자 경향신문은 신년 사설 '서울의 답은 서울 밖에 있다'에서, 지금도 늦었다며 다음과 같이 적었다. "작가 이호철이 소설 '서울은 만원이다'를 쓴 게 1966년이다. 박정희 정부가 '서울의 근본 문제는 인구 집중'이라며 임시 행정수도를 거론한 게 1977년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관계자들이 14일 대전 서구 일대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 효과를 시민에게 알리는 피켓 홍보를 하고 있다. 2026.1.14. 민주당 대전시당 제공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026년도 신년사를 통해 '대전환 대도약'을 선언했다. '붉은 말, 적토마의 해'에 걸맞은 슬로건이다. AI강국과 에너지 전환과 지역 균형발전을 새로운 성장의 동력으로 삼고 전 국토를 성장의 도약대로 삼아 '대전환 대도약'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5대 '대전환의 길'을 제시한다. 그간의 성장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첫째 수도권 1극 체제에서 5극 3특 체제로의 대전환을 통한 '지방주도 성장' 박차, 둘째 일부 대기업 중심 성장에서 기회와 과실을 고루 나누는 '모두의 성장'으로 과실 공유, 셋째 생명을 경시하고 위험을 당연시하는 성장에서 안전이 기본인 '지속 가능한 성장', 넷째 상품만 앞세우는 성장에서 K-컬처 문화가 이끄는 '매력적인 성장', 다섯째 전쟁 위협을 안고 사는 이 불안한 성장에서 안보와 평화가 뒷받침하는 '안정적인 성장' 추구가 그것이다.
국민의힘 소속 지자체장들이 쏘아 올린 '대전·충남 행정통합' 이슈에 대해, 지방주도 성장으로 대전환의 길을 가고자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내년 지방선거 때 통합특별시장을 뽑도록 속도를 내자"고 화답했던 것이다.
2002년 12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과 만난 김대중 대통령. 나무위키
'대전·충남 행정통합' 이슈의 발생 배경
1989년 대전이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대전과 충남이 분리된 지 35년 만에 통합의 길을 걷게 됐다. 그렇게 된 배경은 36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진행된 IT·교통·통신 발전에 따른 달라진 행정수요·업무환경으로 당초 대전·충남 분리 이유였던 도시와 농촌의 특성에 맞는 행정서비스를 이제는 굳이 구분해 집행할 필요가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대전과 충남은 이미 생활권, 산업권, 교통망이 겹치는 현실적인 하나의 권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정구역이 나뉘어 있어 중복행정과 예산낭비가 심하게 발생하고 있었다. 그동안 대전과 충남은 같은 생활, 경제권임에도 불구하고 국책사업 유치 경쟁 과열 및 산업생태계 중복투자, 광역교통, 문화, 의료시설 등 늘어나는 광역행정 사무 처리 어려움과 과잉 투자 발생, 인구감소로 인한 소도시 재정력 약화 및 행정적 비효율 증가 등 각종 난맥상을 보였다.
이를 해소하고 초광역화로 나아가는 세계적 추세에 발맞추어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통합특별법(대전충남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을 추진하여 중앙정부로부터 권한과 예산을 대폭 이양받는 준연방형 지방정부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행정개편이 아니라 수도권 1극체제를 탈피하는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새로운 전환점과 이정표가 될 것이라 입을 모으고 있다.
15일 대전ㆍ충남 행정통합 찬반투표 시행을 촉구하는 대전 시민들이 대전시청 앞에서 주민투표를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2026.1.15. 연합뉴스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서 대전·충남 행정 통합을 반대하는 트럭 시위가 열리고 있다. 2026.1.16. 연합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반론과 문제제기 담론
그런데 행정통합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그것이 장밋빛 환상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방향과 필요성, 구조와 내용, 과정과 속도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방향과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미 꾸려져 있는 충청광역연합 안에서 기능적 연계를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통합무용론도 있다.
먼저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구조와 내용적 측면을 살펴 보자.
이에 관해서는 과연 메가시티 방식이 바람직하느냐의 부분에서부터 다양한 문제가 제기된다. 제기되는 쟁점의 첫 번째는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광역 내부의 격차로 이전하는 내부식민화 위험론이다. 대전과 충남이 통합하면 농촌은 더 소외되고 소멸의 가속도는 높아지고, 통합시 세수는 대전으로 집중되면서 피해는 충남에 남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두 번째는 규모의 경제론이다. 수도권의 경쟁력이 통합이 아니라 기능적 집적과 네트워크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효율성은 크기보다 오히려 구조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지역 정체성'과 관련된 것으로서, 대전·충남 통합특별시 정부라는 단일한 결정구조가 아니라 문제 해결을 중심으로 한 기능적 협력론이다. 현재의 충청광역연합 안에서 지역정체성을 살리면서 기능적으로 협력하는 거버넌스가 대안이라는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메가시티의 문제점과 관련하여 지방자치와 풀뿌리 민주주의의 후퇴에 대한 우려다.
승자독식 메가시티 모델과 상생의 에코 메갈로폴리스 모델
지금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구조와 내용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통합특별시 주창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내세우는 메가시티의 구조와 내용이다. 결국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핵심문제는 메가시티(Megacity)의 문제다. 메가시티의 구조와 내용대로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추진하게 되면 위에서 제기한 시민사회의 우려의 상당부분을 그대로 노정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메가시티의 문제점에 대한 대안으로 에코 메갈로폴리스 광역지방정부론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는 충북·세종까지 광역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차원까지 염두에 둔 구상이다.
메가시티(Megacity)란 무엇인가? 이는 핵심도시를 중심으로 일일 생활이 가능하도록 기능적으로 연결된, 글로벌 비즈니스 창출이 가능한 경제규모를 갖춘 인구 1000만 명 이상의 거대도시를 지칭한다. 메가시티와 메갈로폴리스는 비슷한 것 같지만 다르다. 메가시티는 중심도시를 중심으로 한 인구 1천만 이상의 단일 대도시권을 의미하지만 메갈로폴리스(Megalopolis)는 여러 개의 대도시 또는 대도시-중소도시-농산어촌지역이 서로 연결되어 상호작용하며 형성된 광역 다핵 폴리스권을 의미한다. 여기서 에코-메갈로폴리스(Eco-Megalopolis)는 생명지역주의에 기초한 광역 다핵 폴리스권이다. 생명지역주의(Bioregionism)는 "자연과 사회는 하나의 흐름 속에 있으며, 그 흐름 속에 천착하며 사는 것이 제대로 된 자연친화적 삶"이라고 생각하는 사유체계이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메가시티 방식으로 진행되면 그나마 남아 있던 , 지역사회의 근간을 이루고 있던 풀뿌리 마을공동체와 지역 커뮤니티의 유구한 정서와 아름다운 전통이 송두리째 없어질 위험성이 높다. 왜냐하면 메가시티 정책은 '잘 되는 놈' 몰아주는 능력주의와 규모의 경제라는 효율성에 기반한 도시설계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메가시티는 보충성과 연방제의 원리에 기초해서, 풀뿌리 공동체와 풀뿌리 지역적 기초는 더 튼튼하게 보듬고 모자란 것은 채워주며 스스로 완결성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아니다. 그러기는커녕 열악하고 부족한 곳은 강한 곳에게 먹히게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승자독식 약육강식 모델이다.
현재 한국의 메가시티 정책은 균형발전 지방분권론의 옷을 입고 있다. 하지만 직접-숙의민주주의와 주민자치 그리고 사회연대경제가 빠진 메가시티 정책은 그 본질로 파고들어가 보면, '복제판 서울'을 각 지방마다 만드는 수도권 일극 기득권체제의 지방 분봉왕체제 구축에 가깝다. 이렇게 되면 이는 자연스럽게 매머드 도시 개발과 기획부동산 프로젝트와 맞물릴 수밖에 없다.
이런 메카니즘에 쐐기를 박으며 막을 수 있는 것은, 도농상생 에코 메갈로폴리스(Eco-Megalopolis) 모델로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구상설계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왜냐하면 에코 메갈로폴리스 모델은 보충성과 연방제의 원리 그리고 생명지역주의에 기초해서 리통반 단위 마을공동체와 읍면동 단위 풀뿌리 민주주의 주민자치 그리고 협동조합 기반의 사회연대경제를 구축하는 것을 근간으로 하기 때문이다.
도농 상생 에코 메갈로폴리스(Eco-Megalopolis) 모델은 예전의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2007년 제17대 대통령 선거공약으로 제시했던 '강소국 연방제'의 문제의식과 구조 및 내용에서 유사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도농 상생 에코 메갈로폴리스(Eco-Megalopolis) 모델은 직접민주주의 주민자치와 마을공동체, 사회연대경제 그리고 다가오는 4차산업혁명 기반의 초록문명 생명사회(Eco-dream Society)에 부응하는 광역지방정부론이라는 점에서 그 차원을 달리한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관계자들이 7일 대전시의회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전광역시당 대전충남통합 및 충청 발전특별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6.1.7. 연합뉴스
저출산·지역소멸 극복에 성공한 프랑스의 에코 메갈로폴리스 모델
지방자치 선진국 가운데 광역 지방자치단체간 통합의 예로서, 2015년 22개 레지옹(초광역 지자체)을 13개 레지옹으로 조정한 프랑스의 예를 든다. 그런데 프랑스의 지방자치제도는 우리와 많이 다르다. 프랑스는 무엇보다도 우리의 읍·면 정도에 해당하는 코뮌이 기초 지방자치단체로 되어 있다. 프랑스에는 무려 3만 6천 개에 달하는 코뮌이 존재한다. 프랑스는 이처럼 풀뿌리 주민자치와 사회연대경제가 탄탄한 상태에서 변화를 시도했던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제헌의회 이후 읍면동 주민자치제가 실시되었지만 이승만 독재정권에 의해 박탈되었다가 4.19혁명 이후 다시 부활하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고 1961년 5.16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군사독재정부는 영구독재의 일환으로 읍·면·동장 선출제를 핵심으로 한 주민자치정부 구성권을 말살시켜버렸다.
군사독재정권을 몰아내고 대의민주주의 민간정부체제를 만든 '87년체제' 성립 이후 3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읍·면·동 주민자치제는 직접민주주의 3법(국민발안·국민소환·국민투표)과 함께 부활시키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 만큼 프랑스와 우리나라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프랑스는 읍면동 단위의 꼬뮨을 기초 자치정부로 하여 주민자치시스템을 구축한 후 이를 기반으로 광역통합을 했음을 보아야 한다. 프랑스의 광역지방정부는 메가시티 모델과는 거리가 먼 에코 메갈로폴리스 모델에 가깝다.
프랑스가 에코 메갈로폴리스 광역지방정부 정책을 취한 것은 저출산 초고령화 지역소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혁신적 기획이었다. 2000년대 초반 프랑스는 세계최고의 저출산율과 함께 초고령화와 지역소멸 현상을 노정하게 된다. 이의 극복대책으로 다양한 직접적 정책과 간접적인 종합정책을 쓰게 되는데, 후자의 정책이 프랑스의 중앙집권국가 행정체제와 풀뿌리 직접민주주의 코뮌 체제를 융합시키는 에코 메갈로폴리스 광역지방정부 정책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종합정책 가운데 꼬뮨 중심의 직접민주주의 자치분권 체제는 저출산 극복과 초고령화 그리고 지역소멸 해소라는 일석3조의 정책 수용성과 효과성을 거두었다. 대표적인 정책이 "아이 기르기 좋은 마을, 노인이 행복한 안심마을"이라는 캐치프레이즈의 읍면동 단위 꼬뮨(마을자치정부)의 안착과 마을기금 등과 같은 분권 재정, 농촌과 대도시를 넘나들며 살 수 있는 듀얼 라이프(Dual Life) 정책이다. 2020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8개 국의 평균 출산율이 1.59인데, 프랑스는 지금 1.8의 적정 출산율로 저출산 초고령화 지역소멸 극복 모범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왼쪽)과 김태흠 충남지사가 24일 충남도청에서 만나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5.12.24. 얀힙뉴스
대의민주주의 중앙집권 통치체제에서 직접민주주의 자치분권 민치체제로!
그동안 한국의 국가행정 체제는 농산어촌과 지역을 희생시키고, 대도시를 키우며 고도성장을 지원하고 고효율을 조직하는 체제였다. 산업화시대에 걸맞게 고출산과 고도 경제성장의 시대에 최적화된 성장중심의 중앙집권 행정체제인 것이다. 이러한 체제는 인구를 '생명'이 아닌 '생산'으로 보는 사회체계다. 극단적인 한국의 저출산과 지역소멸은 이러한 체계의 파산을 의미한다.
그러기에 이제 한국은 지금까지 걸어온 기존의 길과는 거꾸로 저출산율과 저성장시대에 최적화된 적정 성장과 복지(분배), 그리고 혁신의 선순환체제로 국정의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이전부터 걸어온 '대의민주주의 중앙집권 통치체제(대의정치+관치)'의 길과는 거꾸로 '직접민주주의 자치분권 민치체제(국민주권정치+시민공론정치+주민자치)'의 길로 국정의 방향과 시스템을 전환하는 일이다.
예를 들면, 저출산문제와 함께 초고령화사회 대한민국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돌봄문제는 국가도 시장도 가족도 감당할 수 없는 문제이다. 고령 노인이 휄체어 타는 상황이 되면, 천하의 효자효녀도 부모님을 양로원으로 모실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때 대부분의 노인들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절망의 눈물을 흘린다고 한다. 노인들이 노년을 마을에서 행복하게 보내며 사회적 돌봄을 받다가 집안에서 존엄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을 시장과 국가가 감당할 수 있는가? 그들이 감당할 수야 있겠지만 그들의 서비스는 사회적 우정과 공동체적 환대가 없는, 차가운 서비스일 수밖에 없다. 이걸 가능케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주민들의 이웃사촌 네트워크인 마을공동체의 통합돌봄 시스템밖에 없다. 그런데 이를 뒷받침하며 선순환시킬 수 있는 것이 주민자치이고 마을기금 기반의 사회연대경제이다.
관치행정과 시장(기업)이 결합하면 통합돌봄 예산으로 10억의 예산이 소요될 일이, 주민자치와 사회연대경제와 결합한 마을공동체가 감당하면, 그 절반이나 3분의 1이면 가능하다. 초고령화 저출산사회 지역소멸 극복은 메가시티 방식의 승자독식 능력주의 모델로는 해결 난망한 것이고 나라와 지역사회를 망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14일 더불어민주당 민생 현장 최고위원회가 열리는 충남 서산 축산종합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 전 대전·충남 통합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2026.1.14. 연합뉴스
서로 다른 '대의민주주의 시간표'와 '직접민주주의 시간표'
다음으로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과정과 속도의 측면을 살펴보자.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추진과정과 속도와 관련하여 시민사회에서 문제로 제기하는 것은, 절차적 졸속행정론과 제대로 된 공론화론 그리고 주민투표론이다.
여기서 제기되는 문제점들이 분명히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문제들에만 집착하고 집중하다 보면, 정작 통합의 구조와 내용이 함몰되어 본말이 전도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충분한 숙의'나 '제대로 된 숙의'는 참 좋은 말이다. 시민사회가 이걸 추진할 수 있는 주체 역량이 탄탄하고 조건이 되면 당연히 그리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경우 이것은 항상 부패재벌과 토호, 대의정치인과 관료 엘리트 카르텔의 농간이 작동할 수 있는 여지와 시간을 제공함으로써 결국에는 그들의 물밑 담합잔치로 끝나버리게 된다는 사실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그들은 돈과 제도화된 권력이라는 수단을 가지고 24시간 움직이는 데 반하여, 시민사회는 생업활동 외에 남는 업여시간을 투여하여 일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그때그때 상황에 대처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전문인력도 없어 흐지부지 끝나는 경우가 많다.그들은 시민사회의 이런 약점을 알기에 곳곳에 덫과 악마의 디테일을 심어 놓고, 시민사회의 이의 제기가 용두사미가 되도록 무력화시킨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세상사 특히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경우, 이에 대하여 찬성할 조건이건 반대할 조건이건 찬성-반대 대차대조표에 적시하라고 하면 양측 모두 100가지도 넘게 나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평면적으로 보지 않고 입체적인(천시/天時 지리/地理 인화/人和 통일의 관점과 대관소찰/大觀小察의 관점) 관점에서 볼 때, 추진과정과 속도문제에서 핵심문제는 상호 시간표가 다르다는 것이다. 그 상호 시간표란 대의정치와 관치(官治)로 통칭되는 통치(統治)의 시간표인 '대의민주주의 시간표'와 시민정치와 주민자치로 통칭되는 직접민주주의 민치(民治)의 시간표인 '직접민주주의 시간표'다. 각기의 시간표가 다르기에 행정부와 정치권 중심의 톱다운(Top down, 위에서 아래로)적인 대의민주주의 공론과 대전·충남 시민사회 중심의 버텀업(bottom up, 아래서 위로)적인 직접민주주의 공론은 엇갈리며 부딪칠 수밖에 없다.
국가예산의 봉록을 받으며 직업으로 일하는 선출직 공무원인 국회의원(시·도 의원 포함)과 단체장은 제도화된 일정에 따라 일하며 대의민주주의 공론을 만들어 내놓는다. 그에 비하여 시민사회 인사들은 각자 생업 외의 업여시간을 할애하여 일하다가, 대의민주주의 공론이 나온 이후에야 그에 부응하여 논의하기 시작한다. 대한민국의 헌정체제가 직접숙의-대의민주주의 협치체제라면, 직접민주주의 공론형성 시스템과 소통 및 협치 거버넌스가 제도화되어 있어서 대의민주주의 공론과 직접민주주의 공론간에 구조적으로 시간차가 크게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헌정체제가 그렇지 못하니 구조적으로 시간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런 시스템이 부재하더라도 시간이 충분하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하여 시간을 두고 공론화과정을 거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지방선거가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만드는 것은 2월 말이므로 실제로는 한 달간의 시간적 여유밖에 없다), 지방선거라는 대의민주주의 시간표에 맞춘다는 것은 곤혹스런 일이다.
지금 상황은 시민사회만 곤혹스러운 게 아니라 행정부와 여야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시민사회의 직접민주주의 공론을 무시하고 대의민주주의 시간표대로 내달릴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행정통합은 정치적 결단으로 출발할 수는 있어도 통치 차원의 정치만으로 완성되지는 않는다. 주민 기반의 시민사회와 함께가지 않으면 정책의 프로세스는 절반에 머무르며 그 후유증은 남아 계속 국정과 시정의 발목을 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민사회 대응 어떻게? 조건부 참여거버넌스 방식
여기서 시민사회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대응방식이 나와야 한다.
시민사회 대응방식은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특별한 이견 없이 찬성하는 경우이다.
두 번째는 원칙론적 입장에서 무조건 반대투쟁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는 원칙적인 측면 등 모든 면에서 반대할 수밖에 없는 경우이다. 그럴 경우 반대투쟁에서 승리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패할 경우에도 원칙적인 문제제기를 한 유의미한 실패라 해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투쟁이라고도 한다.
세 번째는 많은 부분에서 공감하나 미흡한 부분에 대한 개선을 조건부로 하여 찬성하며 참여하는 조건부 참여거버넌스 방식이다.
필자는 이번 대전.충남 행정통합에서 시민사회 대응은 조건부 참여거버넌스 방식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이 성사되려면, 천시(天時/적기)와 지리(地理/환경) 그리고 인화(人和/민관정 거버넌스)가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차원에서 볼 때, 시민사회의 대응은 대의민주주의 공론과 직접민주주의 공론 간에 그리고 '대의민주주의 시간표'와 '직접민주주의 시간표' 간에 접점(天時/타이밍)을 찿고, 대의민주주의 공론과 직접민주주의 공론 간의 공유공감대(地理/환경)를 만들며, 함께 할 수 있는 민관정(民官政) 협의체와 로드맵(人和/민관정 거버넌스)을 만들어 추진해 나가는 것이다.
여기서 시민사회가 함께 절실하게 공유할 부분은, 대한민국에게 이번 대전·충남행정통합은 천재일우의 기회라는 점이다.
대한민국 만악의 근원이라 불리우는 '수도권공화국 1극체제'를 갈아엎는 제2의 노무현판 지역 균형발전 정책이 우리 눈앞에 와 있다. 대의민주주의 시간표로서는 최상의 조건이다. 수도권 1극체제를 떠받치고 있는 관료와 재벌들에게 재갈을 물릴 수 있는 5극3특의 대선 공약과 강력한 추진력의 대통령이 있고, 실질적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있는 국민의 대표인 대통령-여당-야당-광역단체장-광역의회가 유례 없이 같은 이야기를 하는 전무후무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은, 그 자체로 제2의 노무현판 지역균형발전 정책이고 메가 프로젝트이다. 이 법을 통해 행정·재정·계획 권한을 실질적으로 가져오는 광역지방정부 모델이 현실화된다면, 수도권 1극체제의 혁파와 중앙과 지방의 수직적 관계 혁신은 한국현대사에서 처음으로 구조적 변곡점을 맞게 된다.
아직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광역행정통합에 대해, 절차적 졸속 행정론과 제대로 된 공론화론 그리고 주민투표론을 가지고, 행정통합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 공론과 시간표를 완전히 무시하는 지나친 요구이다. 하지 말자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별로 추진하자고 해서, 양보해선 안 될 것은 지금 꼭 특별법에 담고, 합의가 안 되는 것은 특별법에서 단계별로 다루자고 결정해 놓으면 될 것이다.
읍면동 자치권 있는 통합 OK!, 읍면동 자치권 없는 통합 반대!
구체적으로 대전·충남권 시민사회는 '읍면동 자치권 있는 행정통합 OK! 읍면동 자치권 없는 행정통합 반대!'라는 조건부 찬성을 표명하며, 2026년 2월 말로 예정된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 제정을 위한 민관정(民官政)협의체' 구성을 제안해야 할 것이다. 제안 내용은 특별법 특례조항으로 광역지방정부 내에서 도시와 농촌의 극심한 양극화와 농산어촌 공동화를 방지하는 제도적 장치로서, 읍면동 주민자치권과 마을공동체 육성 그리고 읍면동 단위 분권 재정(마을기금 등 사회연대경제)이라는 3축을 필히 담아야 하고, 그 외의 것은 단계별로 다루어 나가자는 것이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으면 행정통합은 수도권 기득권과 지역토호 기득권 그리고 관치와 대의정치 엘리트 카르텔의 담합잔치인 메가시티 개발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권선필 목원대 행정학과 교수 역시 이런 점을 잘 알고 있기에, 1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 '풀뿌리 민주주의의 새로운 경로를 대전·충남 행정통합으로 열어야 한다'에서 특별법에 기초자치단체 권한 보장, 주민자치 재정 보장, 주민 결정권 보장을 특례조항화할 것을 제안했다. 이런 조항이 특별법에 들어가면, "통합은 집권화가 아니라 실질적 분권화의 도구가 된다. 광역은 커지지만, 실질 권한은 아래로 내려간다"는 것이다.
에코 메갈로폴리스 광역지방정부 건설과 자치분권 연방국가 비전
이런 관점에서 보면, 시민사회는 절차와 형식 문제를 넘어서서 메가시티형 행정통합모델에 대한 시민사회의 대안을 만들고 제시하는 데 더 큰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우선 특별법 특례조항에 주민자치와 마을공동체, 사회연대경제 3축을 담아 메가시티 개발방식에 제동을 거는 동시에 에코 메갈로폴리스 광역 지방정부 건설의 기초공사를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런 선제조치야말로 에코 메갈로폴리스 건설을 안정적으로 추진해 나갈 수 있는 담보가 되면서 단계적 추진동력을 얻게 할 것이다. 동시에 국민발안 개헌을 통해 직접숙의-대의민주주의 협치체제이자 자치분권 연방국가체제로서의 제7공화국 건설작업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시민사회운동의 이러한 비전 로드맵을 추진 실현해 나가는 데 있어서,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그 첫 시금석이자 전국 확산의 견인차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역할이 막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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