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의장이 17일(현지시각) 워싱턴 디시(D.C.)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준금리 결정 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7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인하다. 연준은 연내 금리 인하가 두 차례 더 있을 것을 시사했다. 이번 결정으로 한국(2.50%)과 미국 간 금리 차는 상단 기준 1.75%포인트로 좁혀졌다.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에서 4.00∼4.25%로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기준금 법인차량대출 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뒤 5회 연속 동결 행진을 이어오다가 9개월 만에 내린 것으로, 트럼프 2기 출범 뒤 첫 금리 인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요구해 시장 일각에서 예상했던 ‘빅 컷’(0.50%p 이상 큰 폭의 인하)은 이뤄지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다소 이견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해 전날 취임한 신임 이사 스티븐 미란( 주식매각대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겸임)만 0.5% 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표를 행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미셸 보우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를 포함한 나머지 11명은 모두 0.25%포인트 인하에 찬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더 빠르고 과감한 금리 인하’를 요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임한 리사 쿡 이사는 당분간 이사직을 유지하도록 한 항소법 원금균등분할 원 판결에 따라 이번 회의에 참석했다. 연준은 올해 말 기준금리 예상치의 중간값을 3.6%로 제시했다. 지난 6월 발표했던 3.9%에서 낮춘 것으로, 이를 고려하면 연내 0.25%포인트씩 두 차례 더 금리 인하가 단행될 전망이다.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는 10월 28∼29일과 12월 9∼10일 두 차례 남았다. 이번에 공개된 점도표를 보면, 전체 연준 개인회생및파산 위원 19명 가운데 올해 안에 금리 인하를 예상한 이는 12명이다. 한 차례만 인하를 예상한 위원은 2명이었으며, 두 차례(0.50%포인트) 금리 인하를 예상한 이는 9명이었다. 1명은 연말에 2.75%∼3.00%의 금리를 예상해 앞으로 추가로 1.25%포인트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회의 뒤 발표한 성명에서 연준은 “최근 지표들은 올해 상반기 주택금융공사 보증료 경제 활동이 완화(moderated)됐음을 시사한다”며 “고용 증가세는 둔화했고, 실업률은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인플레이션은 상승세를 보이며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태”라며 “고용 측면에서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고 판단”해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물가에 대한 우려를 들며 큰 폭의 금리 인하에 조심스러운 자세를 견지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의 물가 영향에 대해 “상품 가격 상승이 올해 인플레이션 상승의 대부분을 설명하고 있다”며 “현시점에서 이는 매우 큰 효과는 아니지만 올해 남은 기간과 내년 지속해서 누적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고용시장 상황과 관련해선 “이민자 변화만큼 노동 공급이 감소하고 있다”며 “노동 공급 증가가 거의 없는 가운데 고용 수요도 급격히 줄고 있어 앞서 내가 ‘이상한 균형’(curious balance)이라고 불렀던 현상을 보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잭슨홀 회의’에서 이민 제한 정책이 노동 공급을 감소시켰지만 경기 둔화로 노동 수요가 감소하면서 ‘이상한 종류의 균형’(curious kind of balance)을 이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또 금리 인하의 배경이 된 고용의 하방 위험을 지적하면서도 “경제가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해 경기 부양을 위한 큰 폭의 금리 인하는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연준은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상향 조정했다. 기존의 전망치는 6월에 발표된 1.4%였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