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식에서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를 봤는데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 감독님들과 같이 작업하고 싶은 마음은 언제나 매우 많습니다.(웃음)” ‘드라이브 마이 카’로 한국에서 사랑받은 일본 배우 니시지마 히데토시가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특별전 ‘아시아영화의 결정적 순간들’에 초청된 ‘드라이브 마이 카’와 일본 밖에서는 최초로 공개되는 신작 ‘디어 스트레인저’ 두편으로 관객과 만나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니시지마가 지난 1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한 호텔에서 한겨레와 단독으로 만났다. 세테크 “상실을 겪고 마음속 비밀을 드러내지 못한다는 점에서 ‘드라이브 마이 카’의 가후쿠와 ‘디어 스트레인저’의 겐지를 비슷한 인물도 보시는 분들도 있더군요. 가후쿠가 상실감을 극복해 나가는 인물이라면, 겐지는 아내도 있고 자식도 있지만 일상을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몰고 가는 인물이죠. 가정과 바깥일 사이에 균형을 찾는 데 누구나 어려움을 느 현금서비스 카드론 낀다는 점에서 겐지에게 공감하며 연기했습니다.”
일본과 대만, 미국 합작영화인 ‘디어 스트레인저’는 미국 뉴 국가장학재단 욕에 사는 일본 출신 남편 겐지와 대만 출신 아내 제인(계륜미·구이룬메이)이 어린 아들의 유괴 사건을 겪으며 물밑에 있던 부부 사이의 비밀과 갈등이 서서히 드러나는 스릴러 드라마다. 니시지마가 연기하는 겐지는 건축학과 교수지만 종신 교수(테뉴어) 심사를 앞두고 압박감을 느끼는 인물이다. 점잖고 다정한 아빠였지만 아이가 사라진 뒤 억누르고 있던 아내에 대한 개인회생 일반회생 불신이 점차 드러나고, 유괴범을 향한 분노와 이민자 삶의 불안이 뒤엉키면서 붕괴로 치닫는 연기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연출을 한 마리코 데쓰야 감독은 “니시지마는 티브이와 영화를 오가며 많은 작품을 했지만 누구보다 영화배우라는 자의식이 강하다”며 “대사가 많지 않아도 캐릭터 자체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큰 존재감을 보여 씨티은행 신용대출 주기에 그가 화면에 있으면 이게 영화다라고 느껴진다. 그래서 꼭 한번 같이 작업해보고 싶었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신작 ‘디어 스트레인저’로 부산을 찾은 배우 니시지마 히데토시(왼쪽)과 감독 마리코 데쓰야. 김은형 기자
‘옐로우 키드’(2009), ‘디스트럭션 베이비’(2016) 등에서 폭력을 탐구한 마리코 감독의 전작들을 보면서 “순수하게 본능을 따라가는 이야기가 되레 철학적으로 느껴졌다”는 니시지마는 “이번 영화 속 주요 모티브인 폐허나 인형극, 그라피티, 이상한 소리가 나는 차까지 곳곳에 들어 있는 상징들에서 단순히 가족 문제가 아니라 더 깊은 무언가를 느낄 수 있어 출연하고 싶었다”고 선택 이유를 밝혔다. 그는 “겐지는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고 있다고 굳게 믿으면서 자신이 잘못을 저지르는 줄도 모르고 궁지에 몰리는 불완전한 사람이다. 상대역인 계륜미씨와 연기 호흡이 잘 맞아 젊은 부부가 잘해보려고 할수록 불안과 고통이 쌓이는 스토리로 완성된 것 같다”고 자평했다.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디어 스트레인저’는 영어로 전개되는 이야기다.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일상적 대화를 하고 일을 하지만 싸우거나 분노가 폭발할 때 각자의 모국어가 튀어나오는 장면을 통해 언어의 벽과 소통의 문제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대학 강의를 비롯해 거의 모든 장면을 영어로 소화해야 했던 니시지마는 2013년 출연했던 한국 영화 ‘무명인’을 떠올리기도 했다. “겐지는 영어로 소통하지만 자신의 의도를 다 전달 못 해서 답답함이 있는 인물이에요. 다급하거나 진심이 나올 때는 모국어가 튀어나오는 인물이라 그런 수준의 영어 연기는 크게 어렵지 않았어요. ‘무명인’ 때는 한국인처럼 자연스러운 한국어 연기를 요구해서 고생 많이 했죠.(웃음) 결국 일부는 후시 녹음을 해야 했어요.”
신작 ‘디어 스트레인저’와 대표작 ‘드라이브 마이 카’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배우 니시지마 히데토시. 김은형 기자
2023년 가까운 사이인 장건재 감독의 개막작 ‘한국이 싫어서’를 보기 위해 부산영화제에 왔었다는 마리코 감독과 니시지마는 최근 부쩍 는 한국과 일본의 협업과 교류가 반갑다고 입을 모았다. 니시지마는 “한국과 일본의 서로 다른 문화가 충돌하면서도 결국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영화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했다. 마리코 감독은 “우리 세대 감독들은 서로의 신작이 나올 때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교류해오고 있다”며 “국제 공동제작에 대해서도 자주 이야기하는데 앞으로 좀더 활성화돼야 한다는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작 ‘디어 스트레인저’와 대표작 ‘드라이브 마이 카’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배우 니시지마 히데토시. 김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