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정부 역점 사업인 무상급식 프로그램이 시행 9개월 만에 위기를 맞았다. 전국에서 무상급식을 먹은 아동 수천 명이 식중독에 걸렸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하지만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은 “피해는 극히 일부”라며 정책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30일 자카르타포스트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대통령 핵심 공약인 무상급식에서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 서자바주(州) 반둥과 수카부미 등 4개 지역에서 학생 1,700여 명이 급식을 먹고 한국 자동차 회사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였다. 이달 중순에도 서자바주와 중앙술라웨시주 학교에서 학생 800명이 한꺼번에 식중독에 걸렸다. 이달에만 최소 2,500여 명이 병원 신세를 졌다. 상당수는 호흡곤란과 메스꺼움, 현기증이나 심한 복통을 호소했다. 반둥시는 피해 학생만 500여 명에 달하자 시 체육관을 임시 치료센터로 전환했다. 무상 시와그림4집 급식은 전국 초·중·고교생과 영유아, 임산부에게 하루 한 끼를 무료로 제공하는 정책으로 올해 초 시작됐다. 아동 영양 상태를 개선한다는 취지다. 2029년까지 수혜 대상을 약 9,000만 명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사업 성공을 위해 중앙·지방 예산에서 306조7,000억 루피아(약 27조5,000억 원)를 별도로 배정할 만큼 강력한 의지를 보이 경희대학교 등록금 고 있다.
25일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반둥의 한 병원에서 정부 지원 무상급식을 먹고 식중독에 걸린 학생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반둥=로이터 연합뉴스
그러나 수혜자 확대라는 목표 달성에 급급하다 보니 조리·유통 관리가 인터넷대출사이트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9개월 사이 보건부 집계로만 피해 학생이 6,000여 명에 달한다. 시민단체는 급식을 먹은 뒤 병원으로 실려간 학생만 약 8,600명이라고 주장한다. 공식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사례까지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식중독에 그치지 않는다. 리아우 제도에서는 급식에서 유리 파편 소자본창업아이템 이 발견돼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자카르타포스트는 “학생들이 도시락에서 구더기나 애벌레를 발견했다고 보고한 사례도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사고가 연이어 터지자 현지 보건 단체들은 “정책을 일시 중단하고 전면적인 재평가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강경하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지난 27일 사태 대책을 묻는 CNN인도네시아 소속 기자의 질문에 “큰 사업인 만큼 단점은 있을 수 있지만 잘 해결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29일 한 정치 행사 연설에서는 “식중독이라는 결함은 있지만, 문제 발생 비율은 (현재 수혜자 약 3,500만 명 중) 0.00017%에 불과하다”고 항변했다. 또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거대한 인도적 노력”이라고 자평하며 무상급식으로 아동 영양 상태가 개선되고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비판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모습도 보였다. 인도네시아 대통령궁은 무상급식 부작용을 질의한 CNN인도네시아 기자의 대통령궁 출입 자격을 박탈했다가 비판 여론이 커지자 사흘 만에 이를 철회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