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성공원에 건립된 김유신 장군 동상 야경.


김유신 장군은 신라의 맹장이요, 소정방은 당나라를 대표하는 장수였다. 이들은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기운을 풍기는 세상을 이끌어 가는 당대의 풍운아들이었다.
이들은 신라의 삼국통일을 위한 백제, 고구려와의 전쟁을 시작하면서 신라와 당나라를 이끄는 연합군의 장수로서 만났다. 이들의 기싸움은 처음부터 김유신 장군이 승기를 잡아 유리한 국면에서 전개됐다.

백제 사비성 공격을 위한 첫 만남에서 김유신이 보검을 빼들어 기선을 제압했다. 고구려와의 전쟁 출전에서 주춤거리는 소정방 앞에서 솔개를 술법으로 떨어뜨리며 출전하게 하고, 고구려 정복 이후 당교에 상장기업경영분석 서 소정방 군대를 몰살시키면서 영웅들의 악연은 마무리됐다.




김유신 장군이 군사훈련을 하면서 보리로 음식을 해 먹였던 오봉산.


◆신화전설 1: 황산벌 전투
짙은 안개가 풀리기도 한정치산자 전, 황산벌 들녘은 긴장으로 얼어붙어 있었다. 계백 장군은 벌써 세 개의 봉우리에 진을 치고 군사를 정렬시켰다. 오천 결사대, 눈빛만큼은 만 명의 기세를 품고 있었다. 계백은 단단히 맺힌 손아귀로 창 자루를 움켜쥐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오늘, 백제의 운명이 여기서 갈린다."
멀리서 먼지 구름이 일며 신라군의 발걸음 국민은행 금융계산기 이 다가왔다. 김유신의 군대, 파도처럼 밀려드는 병사들의 물결은 계백의 시야를 끝없이 채웠다. 첫 번째 충돌은 거세고 짧았다. 신라군이 물밀 듯 달려왔으나 백제군의 방패벽은 돌산처럼 굳건했다. 두 번째, 세 번째 공격도 실패로 돌아가자 신라 진영에는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패배의 기운이 병사들의 어깨를 짓눌렀다.

연체이자계산기 그때 김유신 장군의 언질을 받은 장군 김흠순이 조용히 아들을 불렀다. "반굴아.신하는 충성을, 자식은 효도를 다해야 한다. 지금이 충효를 한꺼번에 다할 수 있는 그때다. 너의 피가 군사들의 마음을 일으킬 것이다." '반굴은 아직 앳된 얼굴의 화랑이었다. 흠순의 눈빛은 차갑고 단호했다.'



기초생활수급자신용불량
신라 화랑들의 훈련장소인 경주 단석산자락 화랑의 언덕.


반굴은 잠시 고개를 숙였다. 두려움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아버지의 말은 천둥처럼 가슴을 울렸다. 그는 말고삐를 움켜쥐고 "아버님, 다녀오겠습니다."라며 웃으며 돌아서 적진을 향해 돌진했고, 백제의 창끝에 쓰러졌다.
신라 진영은 숙연했다. 그때 그 고요를 가르며 좌장군 김품일이 아들 관창을 불렀다. "내 아들은 열여섯이다. 그러나 오늘 이 전장에서 장수의 기개를 보일 것이다."
관창은 아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한 치 망설임도 없이 말에 올라타 창을 높이 쳐들며 적진으로 내달렸다. 그러나 곧 포위되어 계백 앞에 끌려갔다. 계백은 투구를 벗긴 소년의 얼굴을 보고 놀랐다. 너무도 어린 나이였다. "돌려보내라." 계백의 목소리는 거칠지만 그 속에 연민이 스며 있었다.
그러나 신라군으로 돌아온 관창은 오히려 목청을 높였다. "내가 적장의 목을 베지 못한 것은 두려움이 아니었다! 다시 간다!" 그는 물을 한 사발 움켜 삼킨 뒤 곧장 또다시 계백을 향해 달려갔다. 두 번째는 달랐다. 계백은 더 이상 그를 살려주지 않았다. 소년의 목은 안장에 걸려 신라 진영으로 돌아왔다.
관창의 피 묻은 머리를 치켜든 김품일은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외쳤다. "이제야 내 아들이 산 것이다!" 붉게 충혈된 눈빛에 신라 병사들의 가슴이 번개처럼 타올랐다. 그 순간, 한을 삼킨 군사들이 울부짖으며 일제히 칼을 뽑아 들었다. 북소리가 진동했고, 함성이 황산벌을 뒤흔들었다.

신라군은 마침내 사기를 되살려 거센 파도처럼 백제 진영을 밀어붙였다. 관창의 희생은 불씨가 되어 수만의 가슴에 번졌다. 해가 저물 무렵, 황산벌에는 신라의 깃발이 서 있었다. 계백의 결사대는 장렬히 쓰러졌고, 김유신 장군의 계책으로 신라는 승리를 거머쥐었다.




김유신 장군의 묘가 있는 송화산 옥녀봉.


◆신화전설 2: 김유신과 소정방의 만남
황산벌의 전투가 끝나자, 신라군의 행군은 숨 돌릴 틈조차 없었다. 피 묻은 갑옷을 벗어낼 겨를도 없이 김유신은 군사를 재정비해 곧장 당나라 군영이 자리한 사비성 앞에 이르렀다.
소정방의 눈매는 날카로웠다. 신라군이 도착하자 소정방은 "신라군이여, 약속보다 열흘이나 늦었다. 전쟁터에서 열흘은 천 년의 승부를 갈라놓을 수 있다. 이는 곧 배신과도 같다"면서 칼을 뽑아 번쩍 치켜들었다. 그의 앞에 신라 독군 김문영이 끌려나와 있었다. 지체한 책임을 독군에게 물으며 기선을 제압하려는 의도였다.
그때 김유신이 앞으로 나섰다. "소정방, 그대는 사정을 묻지도 않고 우리 장수의 목을 베려 하는가. 사선을 넘어온 군사를 모욕하다니, 이것이 과연 장수의 도리인가." 분노가 치밀어 오른 김유신의 손이 칼자루를 움켜쥐었다. 순간, 칼집이 흔들리더니 보검이 저절로 튀어나와 번뜩이며 하늘빛을 갈랐다. 그의 머리칼은 바람에 흩날리며 곤두섰다. 병사들은 그 모습에서 마치 하늘이 내려 보낸 전신(戰神), 장비를 보는 듯했다.

"죄 없는 장수를 죽인다면 우리는 당나라 군사들과 먼저 싸우고, 나중에 백제를 치겠다!" 김유신의 외침은 천둥 같았다. 신라 병사들이 일제히 무기를 들어올리며 진을 짰다. 공기는 칼끝처럼 날카로워졌고, 순간 군영 전체가 피비린내로 가득 찬 듯 숨이 막혔다.




경주 청소년들의 종합수련시설 화랑마을의 신라 전쟁 벽화.


그러자 소정방의 측근 동보량이 황급히 앞으로 나섰다. "장군, 황산벌은 그야말로 죽음의 전장이었습니다. 신라군이 불리한 형세 속에서도 기어이 승리하고 돌아온 것입니다. 지금은 서로 다툴 때가 아니라 백제를 무너뜨릴 때입니다."
소정방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 역시 김유신의 기세에 눌려 잠시 숨을 고르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칼을 거두며 낮게 말했다. "좋소. 백제를 치는 것이 먼저다. 그 책임은 전쟁이 끝난 후 따지도록 하지."
그날 밤, 나당연합군의 장수들은 모여 사비성을 공략할 계책을 논의했다. 7월의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새벽이 밝자 나당연합군은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사비성을 포위했다. 소정방은 백마강의 언덕 위에서 지휘봉을 휘두르며 "돌격하라!" 외쳤다. 수만의 발걸음이 땅을 흔들었고, 화살이 비처럼 쏟아졌다. 신라군 역시 김유신의 지휘 아래 북소리를 울리며 성벽을 향해 돌진했다.

며칠 뒤, 무열왕은 사비성에서 승전 잔치를 열었다. 대청 위에는 김유신과 소정방을 비롯한 나당의 장수들이 나란히 앉았고, 마루 밑에서는 의자왕과 태자 융이 술잔을 올렸다. 패망한 왕과 태자의 손이 떨릴 때, 백제 백성들은 흐느낌을 멈추지 못했다.




김유신 장군 등 화랑들의 얼을 배우는 수련시설 화랑마을 정문.


◆신화전설 3: 백제의 멸망
사비성이 함락된 지 몇 해, 백제의 대지는 여전히 피와 눈물로 얼룩져 있었다. 당나라가 웅진 도독부를 세우고 신라와 함께 새 질서를 다지려 했으나, 백성들의 마음은 쉽게 굴하지 않았다. 복신과 도침, 흑치상지 같은 장수들이 백성들의 분노를 등에 업고 봉기해 산과 들은 다시 전쟁의 북소리에 뒤흔들렸다.
661년 여름, 부흥군이 대대적으로 사비성을 포위했다. 성 안에는 당나라 장수 유인원이 주둔하고 있었으나, 사방에서 몰려드는 적의 함성에 두려움이 번졌다. 북쪽 고구려까지도 신라를 노려 공격을 감행했다. 뇌음식 장군이 말갈군을 거느리고 술천성과 북한산성을 압박하자 성 안의 백성들은 절망했다. "이제는 아무도 우리를 구하러 오지 않는다." 아이들의 울음소리, 노인의 탄식이 성벽 위로 흘러나왔다.
무열왕 김춘추는 왕좌에서 아들과 김유신 장군을 불러 대책을 물었다. "장군, 부흥군이 사비성을 향해 몰려오니, 이를 잠재우지 못하면 고구려마저 우리를 업신여길 터, 어떻게 하면 좋겠소." 김유신은 깊은 고개 숙이면서 "폐하, 신라의 칼끝은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반드시 이 전쟁을 끝내겠습니다"면서 칼을 들고 전장으로 내달았다.

김유신은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이 전쟁은 칼과 창만으로 끝낼 수 없다. 백성들의 마음을 꺾어야 한다. 그 마음에 두려움을 심어야 한다"며 속으로 다짐했다. 그는 부산성에 불길을 피워올리게 하고, 특별히 준비한 불화살에 술법을 걸었다. 신라의 화랑들은 장군의 곁에 무릎 꿇고 앉아 그 기도를 들었다. "하늘이여, 신라의 뜻을 굽어살피소서. 불꽃으로 어둠을 깨뜨려 주소서."




인공지능 AI가 그린 김유신 장군이 군사들을 독려하는 장면.


다음 날, 고구려군이 총공격을 시작하려는 순간이었다. 남쪽 하늘에서 빛무리가 길게 날아왔다. 그것은 단순한 화살이 아니었다. 붉은 불꽃이 꼬리를 끌며 번개처럼 고구려 진영으로 떨어졌다. 순간 뇌성이 터지듯 진영 전체가 흔들렸고, 고구려 군사들의 창과 활이 불빛에 삼켜져 무색해졌다.
고구려 병사들은 두려움에 떨며 무너졌다. "하늘이 신라를 돕는다!" 그 함성이 산천을 울렸다. 고구려군은 혼비백산하여 도망쳤고, 부흥군도 꼬리를 감추듯 흩어졌다. 성벽 위에서 떨던 백성들은 눈을 크게 뜨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불길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김유신의 군기가 바람에 펄럭였다.
부흥군의 잔불은 더 이상 타오르지 못했다. 신라는 무너져가는 백제의 땅을 차근차근 수습하며 백성들에게 관직을 나누어주고, 융화의 손길을 내밀었다.
김유신은 전장의 폐허 위에 홀로 서서 바람에 흩날리는 재를 바라보았다. 불화살이 적의 군영을 삼킨 것은 사실이었으나, 그 불길 속에서 타오른 것은 수많은 백제인들의 꿈이기도 했다.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 승리는 우리에게 길을 열어주었으나, 또한 무거운 빚을 남겼구나."
그날 이후, 신라는 백제를 제압하고 고구려로 향하는 발판을 굳혔다. 삼국 통일의 서막이 열린 순간이었다. 그러나 김유신의 가슴 깊은 곳에는 언제나 그 불길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것은 단순한 무술이 아닌, 백성들의 운명과 맞바꾼 신법의 힘이었다.
*이 글은 문화콘텐츠 육성을 위해 스토리텔링 한 것이므로 역사적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