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사임에 따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이 이전보다 독자적 색채를 덜 내는 분위기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전임 총리들이 ‘킹 메이커’로 주목받고 있어 선거에 또 파벌 그림자가 드리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닛케이에 따르면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 후보들은 정치 이념을 둘러싼 노선 대립을 최근 자제하고 있다. 유력 후보인 한국어촌어항협회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측 인선에 신문은 주목했다. 그가 최근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영입한 가토 가쓰노부 재무상은 당내 대표적인 보수 인사다. 아베 신조 정권에서 후생노동상 등 요직을 맡았고, 보수계 의원연맹인 ‘창생일본’의 주요 멤버로 꼽힌다. 당내 리버럴로 분류되는 고이즈미 농림수산상과는 결이 다르다. 정책 스탠스도 눈에 띈다. 고이 고금리 예금 즈미 농림수산상은 지난해 9월 총재 선거 때만 해도 결혼 후 부부가 같은 성을 쓰도록 하는 현행 부부동성제에 맞서 각자 선택에 맡기는 ‘선택적 부부별성제’ 도입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앞두고는 토론회에서 언급을 자제하는 전략을 세우는 등 소극적 면모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변화는 지난해 총재 선거에서 당내 보수계 의원들 저축은행 이율 지지 확보에 실패했던 경험에서 영향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보수파는 일본의 전통적 가족 개념이 무너질 수 있다는 이유 등을 들어 선택적 부부별성제 도입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당이 지난 7월 참의원(상원) 선거 후 ‘보수층 이탈’을 패배 요인으로 꼽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젊은 보수’ 고바야시 다카유키 4대보험 필수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부부별성 도입을 요구하는 의원연맹의 회장인 하마다 야스카즈 중의원 운영위원장을 출마 회견에 끌어들여 지지층 확장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우익 성향인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 측에서도 기존의 강한 보수 색채를 흐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당 주류인 보수 세력 결집엔 유리하나, 야당과 연립·연대 구성엔 대출 거치 약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 안팎 환경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총재 선거가 자민·공명 연립여당이 중의원·참의원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가운데 치러진 반면, 이번 선거는 과반 상실에 따른 ‘총리 퇴진론’의 결과 열리게 됐다. 이 때문에 정책 선명성 경쟁보다는 총리 선출 및 법안·예산안 통과를 위한 대야 공조와 당내 통합이 과제인 상황이라고 닛케이는 짚었다. 이 가운데 아소 다로 전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가 ‘킹메이커’로 주목받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아소 전 총리는 당 비자금 스캔들 이후 파벌 대부분이 해체한 가운데 유일 존속 중인 ‘아소파’ 리더이며, 기시다 전 총리는 옛 기시다파 의원에 영향력이 여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자민당 의원 295명 아소파 의원과 기시다 전 총리를 따르는 의원은 각각 40명 안팎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차기 총재 후보들의 지지 쟁탈전도 물밑에서 바쁘게 진행되는 모양새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이날 아소·기시다 두 전 총리와 각각 만날 예정이라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이날 국회에서 총재 선거 출마 의사를 표명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