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이 비상계엄 해제 이틀 뒤인 지난해 12월 6일 국회 정보위원장인 국민의힘 신성범 의원에게 전화를 건 통화 기록을 특검이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특검은 조 전 원장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 전후로도 신 의원에게 충분히 전화 보고를 할 수 있었다고 보고 직무유기 혐의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 계엄 이후 정보위원장과 최소 3차례 통화 2 급여생활자 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조 전 원장이 지난해 12월 6일 신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한 뒤 국회로 이동해 면담을 가진 사실을 파악했다. 조 전 원장이 전화를 건 시점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국회에 출석한다는 속보가 보도된 직후였다. 앞서 조 전 원장은 하루 전날인 지난해 12월 5일 홍 전 차장을 불러 사직 한국소방산업기술원 하라는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홍 전 차장은 지난해 12월 6일 국회로 찾아가 신 위원장, 국회 정보위 여야 간사들과 면담하면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폭로했다. 뒤이어 조 전 원장도 같은 날 신 위원장 등을 면담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이 국 구리갈매 정원장에게 정치인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전혀 한 적이 없고, 국정원은 수사권도 없기 때문에 체포에 관여할 인력도 없다”고 반박했다. 특검은 당시 통화 내역을 근거로 조 전 원장이 지난해 12월 3일 오후 9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도착해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통보받은 뒤 실제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기 전까지 약 1시 신용협동조합 간 30분 사이에 신 위원장 등에 충분히 전화 보고를 할 수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검은 조 전 원장이 대통령실에 도착한 지난해 12월 3일 오후 9시부터 계엄이 해제된 지난해 12월 4일 오전 1시까지 신 위원장을 비롯한 국회 정보위 관계자들과 통화한 내역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조 전 원장이 지난해 12월 4일 오후 3시 52분경 신 삼성생명 전세자금대출 위원장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아 48초간 통화했고, 이튿날인 지난해 12월 5일 오전 8시 44분경 신 위원장에 전화를 걸어 41초간 통화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원장은 국가정보원법 15조에 따라 국가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바로 대통령과 국회 정보위에 보고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어긴 직무유기 혐의가 있다는 게 특검의 시각이다. ● ‘CCTV 선별제출’ 의혹 관련 국정원 압수수색 특검은 조 전 원장이 올 2월 비상계엄 당일 홍 전 차장 모습이 담긴 국정원 폐쇄회로(CC)TV 영상을 국회에 제출한 것에 대해서도 국정원법을 어기고 정치활동에 관여한 것인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차장은 올 2월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 증인으로 나가 “계엄 당일 오후 11시 6분경 국정원장 공관 앞 어두운 공터에서 주머니에서 메모지를 꺼내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불러주는 명단을 적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원 내부 CCTV를 근거로 “홍 전 차장은 이미 오후 10시 58분경 본청 내부로 들어갔다”며 홍 전 차장의 헌재 진술이 허위라고 밝혔다. 특검은 조 전 원장이 자신의 동선과 관련한 자료는 국회의 요구에도 제출하지 않고 홍 전 차장의 동선이 담긴 자료만 선별 제출했다고 보고 이같은 행위가 국정원법이 금지하는 정치활동 관여에 해당하는지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당시 국정원이 국회에 제출한 CCTV 영상 원본 등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 국정원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