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고향을 찾는 분들이 마을이 왜 이렇게 깨끗해졌냐면서 놀라세요. 이게 다 ‘클린600’ 덕분이죠.”
전남 보성군 조성면 덕촌마을 주민들은 지난달 28일 마을 곳곳을 돌며 쓰레기를 치웠다. 전체 42가구 가운데 38가구가 참여해 폐농자재, 가전제품, 생활쓰레기 등 1.2t을 수거했다. 이 마을은 5년 전만 해도 마을 진입로와 골목길에 쓰레기가 방치돼 있었다.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어서 쓰레기가 쌓여도 치울 엄두를 내지 못했다. 마을이 깨끗해지기 시작한 것은 보성군이 부산소상공인지원센터 2021년부터 대대적으로 벌인 클린600 사업 때문이었다. 주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마을 가꾸기 사업으로 묵은 쓰레기가 사라지고 불법 투기와 소각이 크게 줄었다. 이 마을 조두환 이장(65)은 “‘우리 집 앞, 우리 동네는 우리가 가꾼다’는 청결 문화가 시골 마을을 바꿔 놓았다”며 “쓰레기가 사라진 진입로에 지난해 꽃길을 조성했고 올가을에는 무궁화나무도 파산상담실 심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성군의 클린600 사업이 전국 자치단체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사업은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언급한 국토 대청결 운동의 취지를 잘 반영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정부는 19일부터 28일까지 국토 대청결 주간을 맞아 ‘대한민국 새단장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이다. 보성군은 2021년 604 대부업등록협회 개 마을 주민들이 각자 자신의 마을 일을 함께 해결하면서 부활하는 공동체를 만든다는 ‘마을600’ 사업과 연계해 클린600 사업을 시작했다. 고령 인구가 늘면서 청소하는 문화가 점차 사라지고, 마을 주변에 각종 폐기물을 방치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각 마을이 릴레이 방식으로 청결 활동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이 사업에 보성군 한국저축은행지점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만1000여 명이 참여했다. 가전 3393점, 재활용품 54t이 처리되는 등 총 1097t의 쓰레기를 수거하는 성과를 거뒀다. 보성군 관계자는 “마을이 깨끗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주민들이 과거 ‘두레’나 ‘울력’처럼 함께 참여하다 보니 연대감 또한 깊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보성군은 기존 사업을 한 단계 은행 구조조정 발전시킨 ‘2025 클린600 건강한 보성 만들기’를 추진하면서 주민이 주도하고 행정이 지원하는 ‘민관 원팀 청결책임제’를 도입했다. 주민은 분리배출과 배출 관리를 담당하고, 행정은 수거·운반·당일 위탁 처리를 챙기는 체계적 관리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보성군은 이를 통해 정부가 강조하는 ‘사각지대 없는 대청소’ 취지를 현장에서 적극 구현하기로 했다. 클린600 사업은 최근 열린 전남도-시군 부단체장 협력회의에서 선진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보성군은 해양쓰레기 수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바다지킴이 등 주민 인력을 상시 가동해 매일 연안 순찰과 청소를 이어가고, 해양쓰레기가 집중되는 시기에는 바지선을 투입해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지난해 득량만·여자만 일대에서 1840t의 해양쓰레기를 수거해 처리했다. 김철우 보성군수는 “클린600이 대통령의 지시와 딱 맞아떨어져 사실 놀랐다”며 “앞으로도 생활과 환경이 맞닿은 모든 현장에서 군민과 함께하는 청결 운동을 이어가 전국적 모범 사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