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서울 양재 온누리교회에서 신랑 손준하씨와 신부 하유정씨가 결혼했다. 둘 다 4남매 중 맏이로 태어났다. ‘다둥이네’가 만난 만큼 가족 사진도 꽉 찼다. 신랑·신부와 양가 부모님과 형제까지 1 무등록사업자 2명이 기념 촬영을 했다./남강호 기자
지난달 27일 신랑 손준하(23)씨와 신부 하유정(24)씨가 서울 양재 온누리교회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가족사진 촬영 시간. 양가 부모 네 명 외에 여섯 명이 더 단상에 올랐다. 신랑, 신부의 동생들이다. 손씨는 2남 2녀 중 맏이고, 하씨도 남동생 셋이 있 우리은행 집담보대출 다. 신부의 막내 동생 화평(8)군은 순백 드레스를 입은 누나가 신기한 듯 바라보다 누나에게 달려가 손을 꼭 잡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자녀가 있는 전체 가구 중 4자녀 가구는 0.72%. 이날은 각각 0.72%에 속하는 두 사람이 한 가족이 된 특별한 날이었다. 둘은 프랑스에서 처음 만났다. 2022년 손씨는 파리로 교환 자연산 가슴 학생을 떠나 현지 한인 교회에 갔는데, 아는 사람이 없어 어울리지 못하고 쭈뼛대고 있었다. 이때 교환학생으로 파리에 먼저 온 하씨가 손씨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친구를 소개해주고 같이 밥을 먹자고도 했다. 손씨는 “웃으면서 나를 챙겨주는 배려가 너무 예쁘게 느껴졌다”고 했다. 하씨의 호감을 사고 싶었던 손씨는 자신의 전공인 불어로 그녀를 국민주택공사 도왔다. 그는 호텔학 전공 하씨보다 불어를 잘했다. 하씨가 병원에 갈 때 따라가서 서류 발급을 도왔다. 관광을 할 때도 손씨는 하씨를 위한 통역사가 됐다. 손씨는 “내 덕에 유정이의 프랑스 생활이 더 풍요로워지지 않았나 자평해본다”며 웃었다. 그러자 하씨는 “내가 너 때문에 프랑스어 실력이 안 늘었다”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맏이로서의 기업파산절차 공감대’는 두 사람을 가깝게 잇는 끈이었다. 손씨는 막내와 18살, 하씨는 16살 터울이다. 20대 초반 대학생은 프랑스에서 동생을 돌본 육아 이야기로 함께 웃고, 서로 가정에 대해 알아갔다. 손씨는 “유정이는 어쩜 저렇게 주변 사람을 잘 챙기고 배려심이 많을까 생각했는데, 맏이로 동생들을 챙겨와서 그랬던 거였다”고 했다. 현지에서 교제를 시작, 2023년 차례로 귀국해 사랑을 키워갔다. 양가 막내는 몸이 불편해 보살핌이 필요하다. 둘은 마치 친동생을 돌보듯 서로의 막냇동생을 보살폈다고 했다. 손씨는 하씨 동생과 키즈카페에서 함께 놀아줬고, 하씨는 손씨 외할머니가 세상을 떠나 손씨 가족들이 경황이 없을 때, 손씨 막냇동생 육아를 도왔다. ‘서로 좋다면 빨리 결혼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에 지난 3월 교회 결혼식 추첨을 넣었는데 당첨됐다. 손씨는 로스쿨생, 하씨는 불어교육과 대학원생이다. 학생이 결혼한다 하자 주변에선 “혼전 임신이냐”는 말이 쏟아졌다. 손씨는 웃으며 “속도위반은 아니다”라고 했다. “3년 동안 서로를 통해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이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지난달 27일 서울 양재 온누리교회에서 신랑 손준하씨와 신부 하유정씨가 결혼했다. 둘 다 4남매 중 맏이로 태어났다. ‘다둥이네’가 만난 만큼 가족 사진도 꽉 찼다. 신랑·신부와 양가 부모님과 형제까지 12명이 기념 촬영을 했다./남강호 기자
신랑 아버지 손호영(49)씨는 아들 부부에게 “다자녀가 주는 행복을 꼭 느끼길 바란다”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인 손호영씨는 아내 신아영(48)씨와 2001년 결혼했다. 2002년 첫째, 2006년 딸 손윤하(19)씨를 낳은 뒤, ‘아이는 이제 그만’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되며 마음이 바뀌었다. 2007년 일본 주재원 시절 아버지 손씨는 업무로, 신씨는 타지에서 육아로 지쳐가다 우연히 현지 교회를 찾았다. 부부는 사람들을 사귀며 도움을 받고, 기도를 하며 마음이 안정됐다고 했다. 손씨는 술을 끊고 가정에 시간을 더 쏟고, 신씨는 이른 새벽 일어나 밥을 차리는 등 일상에서 변화가 생겼다.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고 셋째 민하(10)양, 넷째 진하(5)군을 차례로 안았다. 아버지 손씨는 “‘아이의 존재 자체가 예쁘다’라는 말의 뜻을 나날이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하씨 아버지인 하대성(51)씨도 “딸 부부가 자녀를 여럿 가졌으면 한다”고 했다. 경북 칠곡군 교회 목사인 하대성씨는 아내 임선주(47)씨와 2000년 결혼했다. 하대성씨는 3남매 중 둘째로, 당시 또래에 비해선 가족 수가 적어 아쉬웠다. 그래서 ‘결혼하면 다자녀를 두고 싶다’고 생각했다 한다. 반대로 임씨는 7남매였다. 임씨는 ‘힘들 때 형제자매가 서로 의지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처럼 성장 환경은 달랐지만 ‘자녀를 많이 두자’는 마음은 통했다. 그래서 2001년 첫째를 보고, 이어 아들인 태준(21), 동건(19), 화평을 차례로 낳았다. 아버지 하씨는 “서울 사는 딸이 저녁에 막내와 영상 통화를 하며 ‘동생 보니 피로가 풀린다’고 할 때, 그걸 바라보는 부모는 너무나도 행복하다”고 했다. 손주 여럿을 보고 싶다는 양가 아버지의 바람은 이뤄질 듯하다. 손준하, 하유정 부부는 ‘아이는 하나보다 둘이 좋고, 둘보다는 셋이 더 좋다’고 연애 때부터 마음을 맞춰 나갔다. 첫아이 태명은 결혼 전부터 정해 놓았을 정도다. 꺄도(cadeau). 프랑스어로 ‘선물’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