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유명 스포츠 브랜드 N사에서 상품명에 ‘벙ㅇㅇ 장갑’을 사용해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다. 문제를 인식한 N사 측은 상품명에 해당 표현을 삭제 조치했다. 2025.11.6 /화면 캡처
국가인권위원회가 수년째 사용 자제를 권고해온 장애 비하 표현 제품명들이 여전히 주요 유통 플랫폼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일 러닝용 장갑을 찾던 20대 이모 씨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뜻밖의 장면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변동금리 을 마주했다. 유명 스포츠 브랜드 N사의 공식몰에서 ‘벙00 장갑’이라는 이름으로 제품이 판매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 단어는 언어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분류돼 공공기관 등에서는 이미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와 국립국어원 또한 수차례 가이드라인을 내며 일상·상업 영역에서 해당 표현을 비롯한 장애 비하 표현의 사용을 줄일 것을 캐피탈회사 권고해왔다. ‘벙oo 장갑’은 미튼 장갑·컨버터블 장갑 또는 순우리말 손모아 장갑 등이 대체 표현으로 안내되고 있으며 ‘앉ooo 의자·책상’ 역시 낮은 의자·책상 등 순화된 명칭이 이미 마련돼 있다.
국내 유명 온라인 쇼핑플랫폼에 여전히 장애 비하적 표현이 담긴 상품명이 부동산중개업소검색 노출되고 있다. 2025.11.6 /화면캡처
그러나 수년째 이어온 권고가 무색하게 시장의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날 쿠팡,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등 국내 주요 유통 플랫폼에서는 장애인 비하 표현이 여전히 상품명이나 설명 문구에 남아 있었다. 해당 제품의 관계자들은 ‘전통적 명칭’, ‘관행적 농협제1금융 표현’ 등의 이유로 별다른 조치 없이 사용을 이어가고 있었다. 일부 온라인몰에서는 기존에 알려진 표현을 넘어서 새로운 형태의 장애 비하적 상품명까지 재생산되고 있었다. 한 생활용품 판매점은 소음 감소 완충기를 청각장애인 비하 표현으로 표기하고 있었고, 한 방향으로만 빛이 집중되는 조명은 시각 장애인 비하 표현을 표기해 판매하고 있었다. 청약제도 전문가들은 표현 사용의 지속을 구조적 문제로 지적한다. 김미옥 전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업 윤리강령이나 내부 가이드라인에도 장애 비하 표현을 지양해야한다는 원칙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형식적인 온라인 교육에 그치지 않고 실효성 있는 장애 인식 개선 교육을 확대해야 사회 전반의 언어 감수성이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N사 측은 “특정 계층에 대한 비하의도가 아닌 고객들이 오랜시간 사용하며 인지해온 단어로 검색 편의성을 위해 사용했다”며 “사회적 통념 혹은 법적으로 문제 없는 선에서 유관부서와 협의해 상품명 변경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현재 해당 제품은 ‘컨버터블 장갑’으로 상품명이 변경돼 노출되고 있다. /김지원 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