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따뜻한 물에 녹고 싶다. 오랫동안 너무 춥게만 살지 않았는가.” (최승호 시 ‘눈사람 자살사건’ 중) 젊은 층에게 널리 공유되며 9만부 가까이 팔린 최승호 시인의 시집 ‘눈사람 자살사건’에 나오는 문구다. 해당 시를 중심으로 출간된 그의 우화집 ‘마지막 눈사람’의 내용은 이렇다.
빙하기 지구에 홀로 남은 마지막 눈사람이 있다. 그는 녹고 싶어도 녹을 수가 액트캐쉬 없다. 텅 빈 욕조에 누워 최후를 고민하는 눈사람은 녹아 사라진다면 차가운 물 대신 따뜻한 물에 녹고 싶다고 읊조린다. 문명의 폐허 위에 서 있는 한 존재의 절망과 고독, 허무를 담은 작품 ‘마지막 눈사람’이 크리스마스를 한 달 앞둔 11월 25일 합창음악극으로 펼쳐진다. 강원도민일보가 주최하고, 강원행복시대가 주관하는 ‘제6회 호반음악제-마지막 눈사람’ sk주유 이 25일 오후 7시 30분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에서는 춘천 출신 최승호 시인의 시 ‘눈사람 자살사건’을 모티프로 최우정 작곡가가 곡을 붙인 ‘마지막 눈사람’을 선보인다. 공연은 춘천시립합창단과 오케스트라 DK플레이어즈가 맡았으며 최영준 배우와 최상윤 춘천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가 출연한다.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와의 긴밀한 연대를 바탕으로 문 8등급바로대출 학과의 협업에 주력하고 있는 춘천시립합창단의 또 다른 도전이기도 하다. 작곡가는 텍스트들을 해체하고 시인의 단상을 더해 한 편의 드라마를 구성, 그를 토대로 합창극을 만들었다.
2022년 국립합창단의 무대로 초연됐으며 문학을 바탕으로 새로운 형식의 음악미와 감동을 자아 냈다는 평을 받았다. 초연 당시 드라마 ‘미생’의 김희원 배우가 내레이션으로 출연해 눈물을 흘리며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했다. 해당 시 또한 많은 사람들에 2금융권 대출 게 회자되며 자살예방에도 도움이 되며 사회적 메시지를 던졌다. 실제로 시집을 읽고 나서 자살할 결심을 그만뒀다는 메일을 최승호 시인이 직접 받기도 했다. 내레이션을 맡은 최영준 배우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빈센조’, ‘우리들의 블루스’, ‘경성 크리처’, ‘소주전쟁’ 등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입증한 배우다. 마지막 눈사람이 되어 존재의 의미를 되새기는 그의 질문에서 어떤 감동이 전해질지 관심이 모인다. 서울대 작곡과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최우정 작곡가는 TIMF앙상블 예술감독을 역임했으며 서울시 문화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등을 받았다. 대표작으로는 오페라 ‘화전가’를 비롯해 ‘달이 물로 걸어오듯’, ‘적로’ ,‘1945’, ‘연서’ 등의 무대를 선보였다. 경계없는 음악을 펼쳐온 최 작곡가는 최근 폐막한 하슬라국제예술제에서 김광균 시인의 시와 삶을 바탕으로 만든 음악극 ‘추일서정(秋日抒情)’을 선보이기도 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정덕근을 중심으로 스트링 챔버오케스트라로 창단된 DK 플레이어즈는 음악적 정통성을 기본으로 전통을 유지함과 더불어, 장르를 가리지 않는 공연과 연주, 창작활동, 그리고 300편이 넘는 영화, 드라마 OST 제작에 참여했다. 티켓은 7일 오전 10시 티켓링크를 통해 오픈되며 가격은 R석 3만원, S석 2만원이다. 김진형 기자 formation@kado.net #눈사람 #이야기 #최승호 #작곡가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