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APEC 정상회의를 국제개발협력의 관점에서 본다면,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시나요? 특히 글로벌 공급망, 기후변화, 포용적 성장 등에서 주목할 만한 논의가 있었는지요?
"이 서울신용평가정보 번 경주 APEC 정상회의는 '경주 선언'을 통해 개발협력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들을 다뤘습니다.글로벌 공급망의 경우, '공급망 연계성 프레임워크 행동계획 3단계(SCFAP III, 2022~2026)' 이행 의지를 재확인하며 교란의 영향을 완화하고 거래비용을 낮추는 등 역내 및 글로벌 연계성 강화를 강조했습니다.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직접적 대연동 롯데캐슬레전드 분양가 인 언급은 많지 않았지만, 에너지·환경·기상·자연재해 등 글로벌 도전과제에 대한 '적응(adaptation)'이 강조되었습니다. 반면, 에너지 시스템의 안정적 공급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기후변화의 '감축(mitigation)'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졌습니다. 또한 포용적 성장의 측면에서는 아·태지역 모든 국민이 성장과 번영의 혜택을 함께 확인하신 누려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고,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 대응과 디지털 문해력 증진의 필요성도 언급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글로벌 개발 아젠다가 폭넓게 다뤄지긴 했지만, 여전히 경제협력 중심의 APEC 성격을 반영하듯 개발협력 의제는 다소 선택적으로 접근된 측면이 있습니다." - APEC은 전통적으로 경제협력체지만, 최근에는 지속가능발전과 포용적 성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개발협력형 경제협력'의 흐름이 강화되었다고 보시는지요? "APEC은 기본적으로 개방적 지역주의(Open Regionalism) 를 표방하며 역내 자유무역과 투자를 지향해온 만큼, 개발협력형 경제협력의 흐름이 두드러졌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사실 그럴 필요도, 기대도 크지 않습니다. 올해 APEC의 3대 키워드는 '연결·혁신·번영'이었고, 경주 선언 역시 이를 골자로 무역·투자·디지털 혁신·포용적 성장 등 핵심 현안을 포괄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AI) 협력과 인구구조 변화 대응에 대한 회원국들의 공동 인식과 협력 의지가 확인된 점은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APEC은 여전히 구속력이나 응집력이 약한 협의체입니다. 결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양자 의제를 논의하는 '대화의 장' 으로서의 기능이 강하고, 그 안에서 협력의 방향성과 신뢰를 다지는 데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 미·중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APEC이 과거처럼 '경제협력 허브' 역할을 계속할 수 있을까요? "개발협력의 관점에서 보면 APEC의 위상은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경제협력과 무역자유화를 중심으로 한 느슨한 협의체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미·중 경쟁이 심화되면서 오히려 통합의 중심축보다는 이해관계 조율의 장으로 활용되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PEC은 여전히 포용적 성장, 디지털 전환, 인적 역량 강화 등 공통의 개발과제를 논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실질적 개발협력의 성과보다는 회원국 간 신뢰 구축과 상호 학습의 장으로서 가치가 크다고 봅니다." - 한국은 이번 APEC 회의에서 어떤 외교적 메시지를 보여줬다고 보시나요? "한국은 중견국으로서 외교적 균형감과 실용성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미·중 간 갈등이 여전한 상황에서 한국은 한중 관계 복원과 미·중 간 소통의 연결고리 역할을 동시에 시도했습니다. 또한 인공지능, 공급망 안정화, 문화콘텐츠 산업 등 미래지향적 의제에서 기술력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G3'로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한미 간 관세협상 타결과 첨단 반도체용 GPU 확보는 경제적 성과이자 기술협력 기반을 강화한 의미 있는 결과였습니다.
결국 한국은 이번 회의를 통해 경제·기술·문화 분야를 아우르는 복합적 외교력을 발휘하며, 실질적 중재자이자 조정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 APEC정상회의 APEC정상회의 폐막식
ⓒ 대통령실 제공
- 이번 APEC에서 논의된 개발협력 의제 가운데 향후 한국의 역할이 기대되는 분야는 무엇인가요?
"이번 회의의 핵심 키워드인 '연결–혁신–번영'이 바로 향후 개발협력의 방향을 제시한다고 봅니다.'연결' 측면에서는 무역을 위한 원조(Aid for Trade) 메커니즘의 재활성화가 필요합니다. 한국은 무역과 개발을 연계한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국제무역체제의 안정화를 지원할 수 있습니다. '혁신' 측면에서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이 모든 회원국이 함께 누릴 수 있는 포용적 기술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과학기술 기반 개발협력, ICT 창업 지원, 디지털 문해력 강화 같은 사업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번영' 측면에서는 지속가능한 기업 생태계 조성, 농업협력을 통한 식량안보 강화, 그리고 불법·비보고·비규제(IUU) 어업 근절 및 해양쓰레기 감축 등 지역공공재 확보 논의가 있었습니다. 이런 분야는 한국이 기술력과 정책역량을 바탕으로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 신흥 협력의제 가운데 한국이 주도할 수 있는 분야는 무엇일까요? "한국은 디지털 기반 개발협력에서 가장 큰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디지털 격차 해소, 에듀테크 기반 교육 접근성 강화, ICT 기반 스마트 보건체계 구축 등은 이미 한국이 실질적 경험과 기술력을 축적한 분야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디지털 방역, 원격의료, 온라인 교육 등에서 모범사례를 만들었고, 이를 개발협력 형태로 확산한다면 단순한 기술이전이 아니라 포용적 성장의 기반을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기후기술, 스마트 농업, 재생에너지 전환 등도 한국이 선도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 최근 정부는 '국익 중심 실용외교'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개발협력의 관점에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국익 중심 외교를 개발협력에 그대로 적용하면 단기적 성과에 치우칠 위험이 있습니다. 개발협력은 상생과 연대의 철학 위에 서야 합니다. 협력국의 발전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실용적 이익(신흥국 시장 진출, 공급망 안정, 글로벌 인재 확보 등)이 자연스럽게 실현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진정한 실용외교는 개발협력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협력을 통해 국익을 확장하는 균형적 전략이어야 합니다. 이재명 정부가 이를 잘 구현한다면, 인도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국익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 향후 한국이 국제개발협력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한 핵심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한국의 개발협력 생태계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ODA에 대한 왜곡된 시선과 정치적 오해가 개발협력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습니다. 흔들리지 않는 상생협력의 철학, 이것이 가장 우선입니다. 또한 UN·국제금융기구 등 국제무대에서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최고위직뿐 아니라 중간 간부(D1·D2급) 전문가들의 진출을 적극 지원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주니어와 최고위급에 집중했는데, 실질적 결정을 내리는 중간층의 진출 전략이 필요합니다." 곽 교수는 마지막으로 "APEC 회의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개발협력에 대한 시각의 교정"이라며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최근 일부 정치권에서 개발협력에 대한 적대적 인식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는 매우 위험한 흐름입니다. 미국·영국·독일 등 주요 공여국이 퇴보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한국이 개발협력 리더십을 발휘할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그러나 그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