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연출작 <트랜짓>과의 차이에 대해 묻자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트랜짓>은 타인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결국 제 안의 어떤 부분을 발견하게 된 작품이었어요. 반면 <삼희>는 제 이야기를 다루는데, 관객들이 각자의 이야기로 가져가더라고요. 그게 참 신기했어요." 단편에서 장편으로, 소규모 현장에서 수십 명의 스태프가 함께하는 프로덕션으로 나아가는 과정은 그에게 작은 산을 하나 넘는 일이었다. 그는 "연출자로서뿐 아니라 사람으로서도 많이 성장한 시간이었다"고 했다. 최근 그는 장편보다는 짧고 밀도 있는 작업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장편은 너무 긴 호흡이에요. 오랜 시간 에너지를 써야 하죠.그래서 요즘은 뮤직비디오처럼 짧고 강렬한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음악과 영상이 만나서 만들어내는 감정의 파장을 탐구해보고 싶어요." 문혜인이 품고 있는 다음 이야기의 씨앗은 '예술가의 삶'이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예술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를 자주 생각해요. 기술이 감정을 대신하는 시대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이 할 수 있는 게 뭘까,그 질문이 제 안에 오래 머물러 있어요. 예술인의 삶과 사랑, 그리고 이 시대에 예술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표현해 보고 싶어요." 손끝에 닿는 모든 것에서 이야기를 찾아낼 것 같은 그녀. 그 영감의 원천은 어디에서 시작될까. "거창한 데 있지 않아요. 그냥 일상이에요.살다 보면 이상하거나 낯선 순간이 있잖아요.'어, 신기하다' 싶은 그 감정을 그냥 지나치지 않으려 해요.나중에 보면 그게 작품이 되어 있더라고요. 결국 모든 건 일상에서 시작돼요."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jebo@cbs.co.kr 카카오톡 :@노컷뉴스 사이트 :https://url.kr/b71af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