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빅2'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들들을 각각 행사 무대에 영상 연사로 세우며 화제몰이에 나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2일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후원하는 글로벌 최대 블록체인 행사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KBW) 2025'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현지와 연결한 영상을 통해 연사로 나선다. 반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주최하는 '업비트 디벨로퍼스 콘퍼런스(UDC) 2025'엔 차남 에릭 트럼프가 같은 형식으로 연사로 나설 예정이다. KBW는 웹3 커뮤니티빌더인 팩트블록이 해마다 주최하는 최대 규모 행사로, 글로벌 주요 블록체급등주챠트 인·핀테크 업계가 모여든다. 올해 KBW의 타이틀 스폰서는 빗썸이다. UDC는 2018년부터 두나무가 매년 여는 블록체인 개발자 콘퍼런스다. 최신 트렌드와 기술을 공유하는 자리다. 트럼프 아들들의 등장 자체가 행사 상징성과 주목도를 높이는 만큼, 업계에선 "섭외 경쟁이 치열했다"는 후문이 돈다. 두나무 한 관계자는 "트럼프 아들 섭외는 막우주항공관련주 판의 막판까지 비밀을 유지했다"며 "차남을 섭외하기 위해 상당히 애를 썼다"고 밝혔다. 빗썸 관계자는 "섭외 비하인드는 말해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업계에선 매년 메인 후원사가 주요 연사 섭외에 깊숙이 관여한 만큼, 올해 트럼프 장남 섭외 역시 빗썸의 영향력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일가는 현재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 큰 화제다. 업비트와 빗썸 행사에 나란히 참석하는 두 아들이 주주로 참여한 벤처기업 '아메리칸 비트코인 코퍼레이션'(ABC)은 지난 4일 나스닥에 상장했다. 이 기업에 대한 두 아들의 지분율캠시스 주식 은 20%로 이들은 첫날에만 2조원 넘는 평가차익을 거뒀다. 이뿐만 아니다. 트럼프 일가가 발행한 코인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I)과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1'는 이달 초 업비트·빗썸과 바이낸스 등 글로벌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에 동시 상장되며 수조원대 가치를 인정받았다. WLFI는 에릭 트럼프가 이끄는 탈중앙화금융(디파이) 프대성홀딩스 주식 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의 거버넌스 토큰이다. USD1은 테더와 USDC, USDS, Dai에 이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5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연방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인 '지니어스 액트'에 서명했다. 사상 처음으로 달러 연동형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를 갖춘 셈이다.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인정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법안이 통과된 뒤로 미국은 물론 국내 금융회사들도 규제 변화 흐름에 대응하는 조직을 속속 만들고 있다. 트럼프 일가는 재테크와 정책 권한 전반에서 코인을 앞세우고 있다. 다만 두 영역이 맞물리면서, 일각에서는 가상자산 사업을 둘러싼 이들의 이해충돌 우려도 나온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